"우린 집값 떨어졌는데 왜?"…무차별 규제에 들끓는 민심 규제 묶인 서울 8개구는 집값 떨어져...'과잉 규제' 논란 점화 <앵커>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발표되면서 곳곳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오히려 떨어진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우리가 왜 규제지역이 됐느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무차별적인 규제로 인해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와 짚어봅니다. 신 기자, 오늘 추석 연휴로 건너뛰었던 주간 집값 통계가 나왔는데, 이렇게 서울 전체를 규제로 묶을 정도였습니까? <기자>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2주 전보다 0.54% 올랐습니다. 추석 연휴로 지난 두 주간 상승률을 반영한 건데, 9월 말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특히 서울 집값 상승세를 주도한 마포와 성동, 광진, 양천, 송파 등은 2주 만에 1% 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한강 벨트와 과천, 분당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이진 않았습니다. 강남 3구와 용산을 비롯한 한강 벨트가 뛰자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한 건데, 정작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은 지역까지 규제로 묶은 겁니다. 이들 지역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당장 오늘부터 규제가 시작됐는데, 시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역대급 초강력 대책이 나오자, 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 실수요자들도 일단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가장 분위기가 뜨거웠던 마포구와 성동구 일대를 둘러봤는데요. 얘기를 들어보니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계약했다가 잔금을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문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토허제가 시작되는 20일 이전에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하려는 현금 부자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떨어진 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과잉 규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불만도 상당하죠? <기자> 이번에 새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21곳 가운데 8개 지역은 지난 3년 사이 집값이 하락했습니다. 그림으로 보시겠습니다. 표시된 곳은 집값이 떨어진 곳인데 서울 외곽 지역이 대부분입니다. 이번 대책은 풍선 효과를 원천 틀어막기 위해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은 지역도 핵심 지역 3중 규제를 한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만 가지고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건데요. 정부는 최근 3개월 간 주택 가격 상승률과 물가 상승률 등의 정량적 요건과 과열·투기 우려 등의 정성적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는 입장인데요. 풍선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었다지만,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았던 지역의 주택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거란 지적입니다. 강북 지역 한 공인중개업소는 "강북은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데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앵커> 더 심각한 문제는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서울인데, 이번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타격을 받게 됐죠? <기자> 당장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고, 청약 재당첨도 최대 10년간 제한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정비사업이 위축될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 오세훈 서울시장도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 대책을 비판했습니다. 잠시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분담금 부담이 걱정이 좀 되시기 시작할 겁니다. 분담금 액수가 아무래도 늘어날 거고요. 특히 강북 지역이 걱정이 됩니다. 자금 여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 속도가 더뎌진다는 거고, 속도가 더뎌진다는 것은 부동산 안정화에 문제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비사업을 적극적으로 해야 몇 년 후라도 서울에 공급이 생기는데 이번 규제로 그 길이 더 좁고 험난해진 셈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번 규제가 주거 사다리를 끊으면서 초양극화만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실수요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기자>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진 만큼 대출에 의존해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젊은 층이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6·27 대책 이후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정부가 이번 대책으로 사다리마저 빼앗았다는 것이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지역 자금조달계획서 약 5만 건(4만 8,829건)을 전수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6·27 대책 시행 이후인 올해 7월과 8월 20~30대가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서울에 집을 산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5%나 줄었습니다. 20~30대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반면 현금 부자는 대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초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서원석 중앙대 교수는 "매매시장이 위축되면 임대차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월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